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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눈물은 자기가 닦게 해야”…오영석 박사 별세

“자식 눈물은 자기가 닦게 해야”…오영석 박사 별세

송고시간2022-11-24

 

[고인 페이스북 캡처]

[고인 페이스북 캡처]

한불통신)  4살 연상 프랑스 여성과 결혼해 낳은 남매를 프랑스 장관과 하원의원으로 길러낸 오영석(吳榮錫) 전 프랑스 국립응용과학원(INSA) 교수가 23일 낮 12시8분 서울대병원에서 간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74세.

1948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용산고, 고려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1973년 국방과학연구소에 들어가 초기 미사일 개발 등에 참여했다. 미사일 기술을 배우러 프랑스 유학을 하러 가려고 프랑스문화원에서 불어를 배우던 중 4살 연상인 원어민 교사와 사랑에 빠졌고, 1978년 프랑스 유학 시절 동거를 시작해 1980년 결혼했다.

INSA에서 고분자와 신소재를 연구한 뒤 프랑스 국영 화학회사 롱프랑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쳐 INSA 교수로 재직하는 등 25년간 프랑스에 머물며 재불 한국 과학기술자협회 회장과 재유럽 한국 과학기술자연합회 회장을 지냈다. 한국이 프랑스 알스톰에서 고속철도(KTX) 기술을 들여올 때 한불 양국에 자문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유학한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과 인연 등으로 2004년 KAIST 초빙교수로 한국에 돌아온 뒤 예성화랑 고문과 개발도상국의 컴퓨터 공학 발전을 돕는 사단법인 ‘엑세스넷’ 회장을 맡기도 했다.

아들 세드릭 오(한국명 오영택·1982년생)와 딸 델핀 오(오수련·1985년생)를 각각 프랑스 경제재정부 및 공공활동회계부 디지털담당 국무장관과 하원의원으로 길러낸 이야기를 담은 책 ‘어떻게 자녀를 인재로 키웠는가’를 2019년 한국에서 펴냈다. 언론 인터뷰에서도 자녀 교육 철학을 설명했다.

2019년 ‘인사이트코리아’ 인터뷰에서 “한국 아버지들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늘 가정 안으로 파고들며, 자식의 문제가 발생하면 아내에게 물어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내 아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부부가 같이 책임져야 한다. 한국 남자들은 이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의 결정에 간섭하지 않되, 인성 교육을 위해서 자녀 체벌을 서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19년 ‘월간중앙’ 인터뷰에선 “자기 길을 자식이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합니다. 실패를 겪으면서 성숙해지죠. 자식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면 자기 손등으로 닦게 해야 합니다. 어쩌면 문제없이 성장하는 젊은이가 오히려 불안한지도 몰라요.”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 교육이 인지, 분석, 종합, 행동이라는 교육의 사이클 중 인지(암기)만 중시한다고 비판했다.

카이스트에서 외국 대학과의 자매결연, 외국인 학생 선발 등 국제 협력 업무를 맡는 한편, 일반고 출신을 뽑을 땐 입학사정관을 맡았다. 일대일 면접 시 성적은 물어보지 않고 ‘살아오는 동안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를 3가지 골라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설명해 보라’고 요구했다. 월간중앙 인터뷰에선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그렇게 외로운 줄 몰랐습니다. 공부 기계로 사느라 부모와도, 친구와도 대화가 없어서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우리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대화할 사람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면접관인 나에게 그 고통을 호소했겠습니까? 마음 깊이 간직한 비밀을 털어놓기도 했어요. 이야기를 듣다가 여러 번 눈시울을 적셨어요.”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에선 ‘교육 공로 훈장’, 한국에선 1995년 과학 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 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4호실, 발인 25일 오전 11시, 장지 파주 동화경모공원. ☎ 02-2072-2016 출처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2020년 'EBS 초대석'에 출연한 고인
2020년 ‘EBS 초대석’에 출연한 고인

[EBS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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