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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탄생’ 윤시윤 “저만의 김대건을 보여주고자 노력했어요”

영화 ‘탄생’ 윤시윤 “저만의 김대건을 보여주고자 노력했어요”

조선 청년 김대건, 위대한 모험에 나서다…영화 ‘탄생’

송고시간 2022-12-08 13:58

작품 속 김대건 역할 소화…
불어·라틴어 등 외국어 연습에 ‘혀’ 헐기도
“제 롤모델은 안성기 선생님, 신뢰하는 배우 되고 싶어”
배우 윤시윤

[민영화사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최근 개봉한 영화 ‘탄생’은 한국인 첫 사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다룬다.

특히 그의 생애 중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청년 김대건으로서 삶에 초점을 둔다. 그는 서학(西學)을 사학(邪學)으로 배척하던 때 어렵게 마카오로 유학을 떠나 외국어 등 신문물을 배워 돌아왔다. 영화는 신앙을 넘어 조선의 근대를 열고자 했던 인물로 김대건 신부를 그린다.

‘탄생’에서 주연을 맡은 윤시윤은 8일 김대건 신부를 두고 “새 시대를 열었던 개척자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청년 김대건이 저와 비슷한 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저만의 김대건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종교인으로서 위대한 사람을 표현하려고 했다면 제가 연기를 했으면 안 됐습니다. 또 성인이라고 표현되는 인물을 막연하게 거룩하게만 다가갔을 때는 관객들에게 외면받는다고 생각했지요. 저 자신을 많이 감추는 대신 청년 김대건이라는 인물 많이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작품에서는 윤시윤이 외국어를 배우거나 대화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가 어렵기로 소문난 ‘라틴어’를 구사하는 장면도 적지 않다.

영화 ‘탄생’ 포스터

[민영화사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한국어와 외국어 연기 비중이 거의 반반이었던 거 같아요. 옛날 언어인데다, 뜻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촬영 전 한 달 동안 아침마다 7시에 일어나 프랑스어 2시간, 중국어 1시간 등 하루 5∼6시간 정도를 외국어 공부에 썼던 거 같습니다.”

윤시윤은 외국어를 구사했던 장면이 무척 ‘진짜 같았다’는 평가에 “프랑스어 발음 중에는 혀를 깨물어 내는 발음이 많다”면서 “아침마다 혀를 깨물면서 연습을 하다 보니까, 어느 날 아침밥을 먹을 때 너무 아프더라. 혀가 헐어서 식사를 못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작품 후반부 클라이맥스에는 김대건 신부의 순교 장면이 그려진다. 칼을 휘두르는 망나니들에게 둘러싸여 참수를 당하는 김대건 신부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배우로서 감정이 격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윤시윤은 그 순교 장면을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엄청나게 긴장했어요. 엄마에게 전화해서 (촬영현장으로) 내려와달라고 했습니다. 서울에 계셨던 엄마가 충청도까지 오셨고, 30분간 가족들과 손을 잡고 기도를 올리고 했습니다.”

‘탄생’에는 국민배우 안성기가 수석 역관 역을 맡아 함께 했다. 최근 암 투병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안타까움을 줬던 안성기는 본격적인 투병에 앞서 동료 배우들과 이 작품을 촬영했다.

윤시윤은 선배 배우 안성기를 향해 “제게는 영웅 같은 분”이라고 했다.

“이번 영화에서 열심히 연기한 이유는 (안성기) 선생님이 보시겠지, 부끄럽지 않고 싶어서 열심히 했어요. 선생님은 제가 인생에서 배우로서 살아가는데 롤모델입니다. 선생님처럼 신뢰하는 배우, 선한 배우가 되는 게 제 꿈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배우 윤시윤

[민영화사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조선 청년 김대건, 위대한 모험에 나서다…영화 ‘탄생’

가톨릭 사제 넘어 ‘청년 김대건’ 생애 조명…
교황청 시사회 ‘호평’ 교황, 윤시윤에 “성인 얼굴 가졌다” 덕담…
암투병 안성기도 출연
영화 ‘탄생’

[민영화사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길은 걸어가면 뒤에 생기는 것입니다.”

한국인 첫 사제 김대건 신부(1821∼1846)가 험난한 모험에 앞서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건넨 말이다.

“어려운 건 배우기 전에만 그래”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결의도 밝힌다. 3천574일이라는 생사를 넘나드는 모험을 감행했던 김대건은 천주교 사제에 앞서 청년이었다.

영화 ‘탄생’은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김대건이라는 이름 석 자는 신부, 사제, 순교 등 가톨릭 성인으로만 기억돼 왔지만, 영화는 종교적 인물을 넘어 25년이란 짧은 생애를 살다간 조선의 한 청년을 조명한다.

김대건은 조선 후기 나라 안팎으로 어려움이 커지던 때 신학생으로 선발돼 동기 최양업, 최방제와 함께 마카오 유학길에 오른다.

그는 동기보다 뒤늦게 신학생으로 합류했음에도 라틴어와 불어 등 외국어와 신학을 빠르게 익히며 성장한다.

아편 전쟁 등으로 조선으로 돌아가는 일이 어려워지자 필리핀, 중국에 머물며 육로와 해상을 통해 귀국을 모색한다.

작은 목선에 의지해 타고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를 건너고, 눈이 뒤덮인 국경지대를 넘어 김대건은 1845년 천신만고 끝에 조선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사목활동의 꿈을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 채 외국인 신부들의 조선 내 잠입로를 개척하다 관군에 체포돼 새남터에서 순교한다.

당시 그에게 극형을 내릴지를 두고는 조정에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작품 속에 그려진다.

김대건이 사학죄인(邪學罪人)이긴 하나 서양 문물에 밝았고, 프랑스 등 외국 군대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그 적을 잘 아는 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대건은 옥중에서 관가 요청으로 세계 지리 등에 관해 편술하고, 세계지도를 번역·색도화(色圖化)하는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의 많은 부분이 청년 김대건의 모험에 할애돼 그의 생애 마지막 여정인 순교는 비교적 짧게 다뤄진다. 그런데도 긴 러닝타임 동안 가장 강렬한 장면으로 기억될 만하다.

영화 ‘탄생’ 언론 간담회

[민영화사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김대건 역의 윤시윤은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를 보필하는 천주교인을 연기한 이문식, 윤경호 등은 작품에 재미를 더한다.

최근 암 투병 소식이 알려진 국민배우 안성기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수석 역관 역할을 소화했다.

영화 ‘탄생’은 국내 시사회에 앞서 교황청에서 먼저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교황청 시사회에 앞서 제작진, 출연 배우 등을 만난 자리에서 “천만 관객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교황은 김대건 역의 윤시윤에게는 “성인의 얼굴을 가졌다”고 언급해 함께 자리했던 이들이 놀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시윤은 23일 언론 시사회에서 이런 일화가 소개되자 “(교황의) 농담이긴 한데, 칭찬을 그렇게 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몰랐다”며 “그렇게(김대건 신부처럼) 살라는 무겁고 엄중한 말씀이셨던 것 같다.

영광스러운 말씀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김대건 역이) 부담됐지만 거룩한 사명을 가지고 도전했다”며 “배우로서 결점, 단점, 부끄러운 모습이 김대건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말했다.

30일 개봉. 150분.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 ‘탄생’ 속 배우 안성기

[민영화사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김대건 신부 영화 ‘탄생’ 주역들 만난 교황 “천만 관객 기원”

“한국인은 미소지을 줄 아는 민족…
핼러윈 희생자 위해 기도” 가장 중요한 회의 열리는 교황청 ‘뉴 시노드 홀’서 시사회 개최
김대건 신부 그린 영화 ‘탄생’의 감독과 배우, 교황 알현

(바티칸 연합뉴스) 16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시국 교황청에서 영화 ‘탄생’의 감독과 배우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별 알현했다. 주인공 김대건 역을 소화한 배우 윤시윤이 교황에게 영화 포스터를 보여주고 있다. 2022.11.16 [교황청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 Vatican Media]

 

한국 가톨릭 첫 사제인 성 김대건(1821∼1846) 신부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탄생’의 주역들이 1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영화 ‘탄생’의 박흥식 감독, 윤시윤과 김강우 등 주·조연 배우들, 제작사 및 투자·배급사 관계자 30여 명은 이날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별 알현했다.

교황은 이번 개별 알현을 주선한 유흥식 추기경으로부터 영화의 기획 의도와 김대건 신부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한국의 위대한 예술가들이 김대건 신부에 관한 영화를 만든 것이 인상적”이라며 “제가 여러분들의 방문으로 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김대건 신부를 “아름다운 그리스도인, 인간으로서 아름다웠던 분”으로 일컬으며 “영화를 찍으면서 그분의 삶에 대해 연구와 공부를 한 건 여러분들에게도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반적인 덕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접했던 한국인과 관련한 일화를 풀어내며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인 교황은 그곳에서 자신이 만났던 한국인은 영리한 사업가이자 고난 속에서도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고 떠올렸다.

교황은 “한국인은 미소를 지을 줄 아는 민족”이라며 “그 미소는 화장을 많이 한 미소가 아니다.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 태어난 미소”라고 규정했다.

이어 “비극적인 전쟁의 아픔 속에서도 근면한 한국인은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항상 웃으면서 그 일을 했다”며 “여러분의 미소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교황은 마지막으로 “핼러윈 축제 때 한국의 많은 젊은이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일을 여전히 가슴에 품고 있다”며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김대건 신부 그린 영화 ‘탄생’ 제작진, 교황 알현

(바티칸 연합뉴스) 16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시국 교황청에서 영화 ‘탄생’의 감독과 배우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별 알현하고 있다. 2022.11.16 [교황청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 Vatican Media]

교황은 이날 참석자 한명 한명과 눈을 맞추고 악수하며 축복의 메시지를 전했다.

영화 ‘탄생’의 배급사 관계자가 영화 흥행에 대한 소원을 말하자 교황은 “천만 관객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박흥식 감독은 교황 알현 뒤 “영화에서 김대건 신부가 순교하면서 마지막에 웃는다. 그런데 교황님이 한국인들이 고통 속에서도 미소를 지을 줄 아는 민족이라는 말씀을 하셔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인 최초로 사제 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는 26살의 젊은 나이에 순교했다.

영화는 종교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조선의 근대를 열어젖힌 시대의 선각자, 청년 김대건의 삶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낸다.

박흥식 감독은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영화”며 “우리가 김대건 신부님을 영화로 만든 이유는 지난해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이기도 했지만, 우리 시대가 김대건 신부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주인공 김대건 역을 소화한 배우 윤시윤은 “제가 안 보이고 김대건이라는 인물만 보였으면 좋겠다”며 “교황님께도 그렇게 말씀드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저 멀리에 있는 땅의 청년 김대건이 바다를 건너 그 긴 항해를 통해 저라는 대리인을 통해 바티칸에 도착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이번 영화를 통해 제가 아니라 김대건이라는 인물만 보였으면 한다”고 거듭 말했다.

교황은 매주 수요일 아침 주례하는 ‘수요 일반 알현’을 앞두고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통상 두 차례 개별 알현을 받지만, 이날만큼은 한국에서 온 영화인들에게 이 시간을 모두 할애했다.

이날 오후에는 교황청 뉴 시노드 홀에서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탄생’의 첫 시사회가 열린다. 영화 ‘탄생’은 국내에서 30일 개봉한다.

교황청 시사회도 특별하지만, 뉴 시노드 홀 대관은 더욱 이례적인 일이라고 가톨릭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뉴 시노드 홀은 추기경 회의 등 교황청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가 열리는 장소로, 이곳의 대관을 허용했다는 것 자체가 교황의 특별한 배려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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